일본에는 있지만 한국에는 없는 자산
오늘은 경제 투자 뉴스 보다 문화 뉴스에 가깝지만 문화 뉴스를 보고 있다 보면 투자 아이디어도 나오지 않겠는가의 취지에서 이런 글을 쓰게 되었다. 지난 30년간 시대적 흐름을 따라가지 못해 경제적으로 망한 일본이지만 문화적으로는 여전히 세계적인 강국인 이유를 이 글에서 서술하고자 한다. 과거 역사를 보자면 한일 관계가 안좋지만 일본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는 다음 세가지를 들 수 있다. 한국은 쫓아 올수도 없는 일본의 저력에 대해 알아보자.
첫째, 미식과 아름다울 미의 나라
일본 하면 떠오르는 것이 바로 미식과 미의 나라라는 점이다. 미쳤다 싶을 정도로 맛과 미에 집착하는 일본인들을 보면서 그들이 그들 문화에 담는 맛과 미의식은 가히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생각을 한다. 반면 한국의 작은 가게들을 보면 맛과 미의 의식이 있다기 보다는 오늘 장사에서 최대한 많이 이윤을 남기자라는 식의 가게 운영을 하다 보니 미식이라는 문화가 없다. 한국에는 그냥 많이 이윤을 남기는 것이 음식 장사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일례로 일본은 커피 하나를 내리더라도 경험 자체가 다르다. 반면 한국은 오늘 커피 몇잔 팔았어에 집중한다. 관점의 차이가 결국 문화적 자산을 만든다고 생각을 한다. 물론 가끔 장인 정신을 담아 음식 하나를 만들더라도 재료부터 엄선하여 만드시는 한국 분들이 있지만 대부분의 한국 음식점들은 미식과 미를 담아 내는 음식 장사를 하시는 사장님을 찾기 힘들다. 한국은 그저 빨리빨리 문화에 빠져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음식을 빨리 팔가에 집중 하다 보니 돈을 벌지만 문화적 자산은 남는게 없다.
둘째, 미친듯이 섬세하고 완벽에 가까운 장인정신
필자가 일본을 방문했을 때의 인상은 미친듯이 섬세하고 완벽에 가까운 그들의 장인 정신였다. 스시 하나를 만들어도 인생을 바쳐 하는 모습을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스시 하나를 하찮게 여기지 않고 그 안에 혼을 담아 맛을 이어오는 정성을 보면서 이런 나라가 망할 나라는 아닌데...어디서 부터 잘못된건지...일본이 가지고 있는 완벽에 가까운 장인 정신을 보면 세대를 이을 자산으로 클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본다. 반면 한국은 언제나 음식 트렌드만 쫓는다. 인기 메뉴가 히트를 치면 너도나도 그것만 만든다. “탕후루 장사 잘된데!” 그러면 너도나도 탕후루 장사하는 철학이 없는 장사를 하는 곳이 한국이다. 그러다 시장이 포화가 되면 모두 문을 닫고 다른 장사를 하는 곳이 한국이다. 물론 새로운 것을 만들면 좋지만 문화라는 것은 전통을 재해석하고 발전 시키는 것이라는 것으로 볼 때 한국은 긴호흡을 가지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브랜드 그릇이 없다. 그러다 보니 한곳에 집중하여 세대를 잇는 장인 정신을 이어가는 작은 가게들을 한국에서는 찾기가 쉽지 않다. 다시 말해 한국은 문화적 자산을 잇는 역사적 가치가 부족하다는 뜻이다. 문화는 다양성에서 피는 꽃인데 뭐 하나가 잘된다 하면 다들 그것만 한다. 다양성이 없으니 시장 충격을 받으면 모두 멸종한다.
셋째, 혼을 담고자 하는 건축문화
필자는 20년 전부터 일본 건축에 심취해 있었다. 그 유명한 안도 타다오를 존경한다. 그 흔한 건축학 졸업장도 없이 권투 출신인 그가 세계적인 건축가가 된 인생 이야기를 보면서 그의 철학과 혼을 담는 설계에 필자는 여전히 그를 존경한다. 19년전에 필자는 일본을 처음 방문하게 되었고 그 여행의 주제는 안도 타다오의 발자취를 찾아 사진을 찍고 손으로 스케치를 해보며 일본이 낳은 세계적인 건축가를 배우고자 했다. 그 때의 필자의 기억은 일본은 담다른 나라로 기억이 되곤했다. 반면 한국은 건축을 부동산 투기의 논리로 건물을 짓는다. 한국에서는 건축가의 혼과 이야기를 담는 그릇이 건축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냥 강남에 빌딩 하나 올려서 유동인구 늘려 건물가치 상승시키고 월세 많이 받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것이 한국의 건축주들의 특징이다. 일본은 다르다. 건축가의 철학과 이야기를 담는 그릇을 건축주와 토론을 하면서 건물을 같이 설계해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한국이 배워야할 점이라고 생각을 한다. 이러한 이유들이 한국에는 세계적인 건축가가 없는 이유일 수도 있다. 필자가 19년전 일본에 갔을 때의 기억은 여전히 생생하고 안도 타다오의 건축을 보며 건축의 선 하나 하나와 빛과 바람을 담아 내는 그의 손을 보면서 감동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도 그 공간을 상상하면 감동하여 시적인 그의 공간에 금방 빠져 버린다. 적어도 일본에선 건축이 단순 월세받는 기계가 아니다. 시대를 넘는 이야기와 혼을 담는 그릇이다.
필자는 문화예술 산업이 앞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디지털 기술이 발달할 수록 인간의 아날로그적 향수는 커져만 갈 것이고 문화적 자산이 많은 일본 같은 나라가 미래에 더 많이 주목 받을 수 있다고 본다. 반면 한국은 어떤가? 우리도 전통을 가지고 있지만 지키지를 못하고 있지 않은가? 과거 건물을 부수고 재건축하여 부동산 투자만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보면서 과거 한국을 담은 그릇은 그 어디에도 찾아 보기 힘들다. 아파트 건축도 유니크한 면도 없고 모두가 그저 깡통같은 집에 투자해서 돈벌기만 하는 부동산 투자에만 열중하다 보니 부동산 투기해서 돈을 벌지 모르지만 결국 우리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 시대를 초월하는 문화적 자산을 갖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최근 세계적인 열풍이 불고 있는 불닭 볶음면을 보면서 이런 시대의 흐름을 단순히 볶음면 1억개 매출 올렸다가 아닌 한국음식을 문화적 흐름으로 승화 시킬 수 있는 철학을 가진 기업들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모 유명 유튜버는 일본이 디지털 기술이 발달이 안된 것을 비웃곤 하지만 필자는 다르게 생각한다. 디지털 기술이 발달이 안될 수록 문화적 자산을 담을 수 있고 인간다움을 보여줄 수 있는 아날로그적인 향수를 느끼게 해주는 문화적 자산을 가진 나라가 일본이다. 이런 면을 보자면 김구 선생님이 꿈꿔왔던 한없이 가지고 싶었던 문화의 힘이라는 단어가 과연 한국에는 존재하는지 의심스럽다. 여전히 기업들은 K-푸드 들을 수출해서 돈벌이로만 생각을 하고 건축은 월세찍어 내는 기계로만 생각하는 수준이 안타깝지만 아쉽다. 이런 부분들이 한국이 문화강국인 일본을 따라가기에는 아직 멀었다 생각이 든다.
철학이 없는 기업은 돈을 벌지 몰라도 절대 위대한 기업으로 성장하지 못한다. 그냥 휴대폰 몇개 더 팔고 자동차 몇대 더 파는 장사치 일뿐이다. 위대한 기업은 문화적 가치를 알고 자신들의 제품을 문화적 가치로 승화시킬 줄 아는 철학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된 집단일 것이다. 문화를 모르는 기업은 단기적으로 돈은 벌수 있지만 수백년을 잇는 기업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사라지고 만다. 다시 말해 이러한 문화적 가치가 기업의 경제적 해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나라도 마찬가지다 철학과 문화가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이어 내려오지 않는다면 그 나라의 나라다움이 사라진다면 우리는 돈은 벌지 모르지만 우리 문화라는 자산은 잃고 말 것이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일본은 조그만 손만 보면 문화 관광 대국으로 굳이 인공지능 기술 개발 안해도 수백년은 놀고 먹고 살수 있는 나라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나라다. 일본이 경제전쟁에서는 망한 것은 맞지만 여전히 강한 일본 문화의 힘은 한국이 반드시 배워야할 정도다. 일본이 가지고 있는 하나의 자산이나 가치를 한 사람의 인생을 바쳐 이어져 내려오게 만드는 꾸준함과 끈기 그리고 그들의 고집스러울 정도로 강한 장인 정신...작은 것 하나를 만들더라도 완벽에 이르는 경지에 오르는 그들의 자세...이것이 필자가 일본의 문화에서 배운 투자 철학과 지혜다.
필자는 한 나라를 방문 해보고 그 나라의 소규모 음식점들을 가보면 그 나라의 대기업들의 문화도 얼핏 짐작할 수 있었다. 어차피 사람과 문화라는 것은 이어져 연결되어 있기에 작은 가게 하나를 보면 그 나라의 대표기업들이 어떻게 일하는지도 보인다. 원래 구멍가게나 대기업이나 같은 문화권의 사람이 일하고 있지 않은가?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하지 않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