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의 독점을 경제적 해자를 가진 독점으로 보지 않는 이유
작년까지만 해도 필자는 주변과 글에 “엔비디아밖에 없다고 말할 정도로” 엔비디아에 대한 견해는 무한 긍정적인 뷰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면서 서서히 뷰가 부정적으로 변하게 되었고 급기야 24년 5월 29일 본 사이트의 기사에 “지금은 미국 빅테크 주식에 투자할 때가 아니다”라는 다소 시장 분위기와 반대되는 뷰를 가진 기사를 작성하게 이르게 되었다. 이번 기사는 필자가 엔비디아에 대해 부정적인 뷰를 가지게 된 필자만의 논리를 소개하고자 한다. 맞다 틀리다가 아니라 필자의 투자 가설이고 현재 필자는 글을 쓰는 데로 그대로 투자를 하고 있다. 즉 부정적인 뷰를 밝힌다는 뜻은 실제로 필자 포트폴리오에 엔비디아가 없음을 밝힌다. 미국 빅테크중에 필자가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애플임을 밝힌다. 추후에 투자 종목으로 왜 엔비디아 대신 애플인지에 대한 기사도 발행할 예정이다. 우선 본격적인 글을 들어가기전에 세가지만 짚고 넘어가고 싶다
- 엔비디아 주가 너무 급하게 올랐다. 즉 미래 가치를 현재로 너무 급하게 가져와 반영 되었다.
- 그에 따라 밸류에이션에 부담감이 상당히 올라와 있다.
- 액면분할로 접근성 좋아져 마치 엔비디아가 저평가 영역에 있다는 착각을 개인 투자자들에게 줄 수 있고 언론에서 좋은 내러티브가 만들어져 가고 있어서 추가상승은 예상되지만 이렇게 되면 어느 순간은 상승폭이 많이 줄어 들 수 있다.
지금부터는 필자가 생각하는 엔비디아의 독점이 경제적 해자를 가진 독점이 아닌 이유를 상세히 설명하겠다. 한마디로 엔비디아의 독점은 언제든 경쟁자가 나오고 환경이 만들어 지면 깨질 수 있는 독점이다. 즉 강력한 경제적 해자가 아니라는 뜻이다.
첫째, 엔비디아의 독점은 공급망 독점으로 부터 왔다
우선 엔비디아의 GPU기술이 독보적인 것은 맞지만 AMD, 인텔, 구글, 아마존, 메타, 애플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도 자체 인하우스 인공지능 칩을 설계할 역량을 가지고 있고 이미 개발 계획을 발표한 기업도 있다(구글, 아마존, 메타가 해당됨). 팹리스 기술적인 측면에서 엔비디아의 반도체 설계 능력이 과연 넘사벽일까라는 즉 경제적 해자를 가지고 있는가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엔비디아도 ARM의 라이선스를 이용하여 칩을 설계하고 있을테니 미국 빅테크 다른 기업들도 충분히 ARM 라이선스 받아서 팹리스로서 반도체 설계 능력을 끌어 올릴 여력은 있어 보인다. 필자가 생각하는 현재 엔비디아의 칩이 거의 부르는 게 값이 된 이유는 TSMC 3-4nm 공정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 TSMC의 3-4nm 공정은 애플, 퀄컴, 엔비디아 그리고 AMD가 점유하고 있다. 3-4나노 공정에 미국의 빅테크중 메이저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인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는 TSMC 3-4나노 팹라인 리스트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게다가 전세계 파운드리 중 3-4나노 공정을 제대로 하고 있는 기업은 TSMC 뿐이다. 사실 삼성전자가 3나노 파운드리에서 22년 이후 퀄컴 이라는 대형 고객을 놓친 후에 신뢰를 잃은 상황이라 엔비디아의 독점과 주가 폭등에 불을 지른 것으로 필자는 판단한다. 3나노 파운드리가 삼성전자로 발주 물량이 분산 되었다면 다른 미국 빅테크 업체들도 자체 반도체 설계에 적극 뛰어 들었을 텐데 말이다. 이런 상황이 엔비디아 칩의 가격이 부르는게 가격이 된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등도 반도체 설계는 할 수 있거나 할 예정이지만 TSMC 캐파가 한정되어 있는 현 상황이 길어지다 보니 TSMC가 다른 팹리스 기업들을 위해서 생산을 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 결국 생성형 인공지능 칩을 훈련 시킬 수 있는 데이터 센터 및 서버 구축을 위해서는 엔비디아 h100 칩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는 데에서 엔비디아의 독점이 시작 되었다고 본다. 현재 TSMC는 미국(애리조나), 일본(구마모토현) 등에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고 유일하게 대만에 메인 3나노 팹이 가동 중에 있다. 이들 공장 중에서 3나노 공정 팹이 완공이 되면 3나노 반도체 생산에 대한 캐파가 증가 될 것이고 다른 빅테크들 즉 엔비디아의 칩을 구매할 수 밖에 없었던 구글,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자사 반도체 설계를 TSMC를 통해 인공지능 칩을 생산하는 모습이 보이게 되면 엔비디아의 성장 곡선이 한 풀 꺾일 가능성이 크다.
둘째, 고객 세그멘트의 확장성이 약해 보인다
사실 엔비디아의 가장 큰 고객들은 미국 빅테크인 구글,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그리고 애플이다. 이들의 데이터 센터 점유율이 전세계 거의 독점적인 수준이기에 대부분의 스타트업이나 스몰 및 미드 사이즈의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들은 모두 이들 데이터 센터에 생성형 인공지능 서버를 빌려서 시스템을 구축하고 학습 시킬 가능성이 크다. 아마도 엔비디아 대표가 다음 타겟 마켓으로 소버린 AI를 잡은 것도 이미 미국 빅테크들의 칩 주문이 1차적으로 거의 100% 가깝게 완료가 된건 아닌지 의심을 해볼 수 있다고 본다. 그렇다고 중국에 최첨단 반도체를 판매 하도록 미국 정부가 놔두지 않을 것이기에 엔비디아의 고객 층은 상당히 확장성이 약한 측면이 강하다. 중국도 인구수가 10억명이 넘기에 그만큼의 데이터양을 감당하려면 막대한 양의 엔비디아의 칩이 필요할 텐데 미국 정부가 최첨단 반도체 수출에 무역규제를 할 것이기에 엔비디아로서는 중국을 놓친 것은 매출에 큰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중국내 엔비디아 칩의 뒷거래는 무시하고 말이다) 엔비디아의 발표를 보면 추후 엔비디아 칩을 바이오 및 제약사에 연계를 할 예정 처럼 보이는데 그런 제약사들이 엔비디아 칩을 구매해서 자체 데이터 센터를 설립할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 운용인력 구하기도 힘들고 비용적인 측면에서 제약사들은 차라리 구글 및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빌려서 이용하는게 비용적 측면에서 맞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엔비디아의 다음 큰 손 고객은 누가 될 것인가? 결국 이것이 엔비디아의 매출 성장을 결정할 것으로 본다.
셋째, 기술적 점유율이 하락할 수 있는 LLM
엔비디아의 매출이 급상승하는 원인을 LLM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게 되면 이해하기 쉽다. 기본적으로 LLM은 초거대 언어모델 즉 학습 데이터의 양이 수십조개를 훌쩍 넘게 되고 지금도 트랜스포머라는 알고리즘을 통해 언어모델을 학습 시킬때 수집조...즉 데이터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인공지능의 퍼포먼스가 좋아진다는 것이 현재 트랜스포머 알고리즘을 기반으로한 LLM 모델의 특징이다. 학습해야 할 데이터량과 처리 데이터량이 많다 보니 고성능 병렬 컴퓨팅을 처리할 수 있는 GPU칩과 HBM(고대역 반도체 메모리)이 많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최근 들어 서버 기반의 LLM이 아닌 온 디바이스(on device processing)에서도 돌아 가면서도 성능은 엇비슷하게 나오게 만들 SLMs(소형 언어모델)이 속속 발표가 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마이크로소프트의 phi-3가 괜찮은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는 뉴스를 봤을 때 소형 언어 모델로도 어느 정도의 인공지능 운영이 가능한데 굳이 비싼 엔비디아 칩을 써서 게다가 데이터 센터에 천문학적인 컴퓨팅 비용 및 에너지 비용 내면서 써야 돼라는 물음표가 찍히는 순간이 올 수도 있다고 본다. 즉 초거대 언어 모델과 소형 언어모델을 기반으로 한 온디바이스 인공지능으로 시장이 가까운 미래에 양분 될 가능성이 보인다. 이렇게 되면 엔비디아의 독점은 추가적인 제품라인을 발표하지 않는 한 지금 같은 기하 급수적인 성장을 보여 주기에는 역부족이 될 수 있다.
글을 마치면서 한가지 관찰 해볼만한 것
GPU에 한 우물을 판 엔비디아에게 아직 경쟁자 다운 경쟁자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인공지능 칩시장이 노다지라는 것을 알게 된 이상 많은 기업들이 뛰어 들게 될 것이고 진정한 게임은 그때 부터라고 필자는 생각하고 있다. 과연 미국 빅테크 기업들 끼리의 혈투에서 엔비디아의 맷집이 강해 경제적 해자를 구축하고 기업 성장을 만들어 낼 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쿠다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꿈꾸고 있는 엔비디아가 과연 다른 미국 빅테크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살아 남을지는 지켜 봐야 할 듯 하다. 지금의 독점은 경쟁자가 없기에 생긴 독점이지 경쟁을 통한 혈투에서 최종 승리를 통해 이룬 독점이 아니라는 점에서 필자는 현 시점에서 엔비디아의 투자에 대해 보류적인 입장을 취함을 밝힌다. 엔비디아가 최종 승자가 될 지는 아직 모른다. 지금 경쟁자가 없다하여 미래에도 없다고 누가 보장하는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비즈니스 세계다. 아직 진짜 승부는 시작도 안했기 때문이다. 필자가 엔비디아의 투자하는 시점은 그 누구도 엔비디아가 무서워서 엔비디아의 사업 영역에 발을 들일 염두를 두지 않을 시점이 될 것이다. 그것이 바로 경제적 해자가 되고 그렇게만 된다면 엔비디아의 진정한 독점이 시작될 것이다. 필자의 투자 원칙 중 경제적 해자가 없는 기업에는 아무리 좋은 기술이 보여도 투자 보류 결정을 한다. 경제적 해자가 없다면 내가 투자한 기업이라는 성에 누군가는 새로운 기술을 가지고 시장에 들어와 그 성을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구글이 2000년대 검색시장에 후발 주자 였지만 혈투 후 전 세계 시장의 약 90%(2024년 기준) 를 구글이 먹었듯이 말이다. 혈투가 끊난 후 그 누구도 구글이 무서워 검색 시장에 덤비지 못하지 않았는가? 물론 현 시점에서 구글에 도전하는 당찬 스타트업이 하나 나오긴 했지만 말이다.
혹자는 애기한다 버블 상승을 이용하여 단기적인 수익을 얻으려 현 시점에서 엔비디아에 들어가는 전략도 유효하다고 하지만 리스크가 크다는 단점이 있다. 언론과 매체에서 너도 나도 엔비디아를 외칠 때 그 누군가는 엔비디아 주가의 최고점에 물린 사람이 어느 순간에는 분명 존재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 누군가가 당신이 아니라는 법을 누가 보장하나?
비슷한 시점에 필자와 비슷한 뷰를 가진 골드만삭스 자산 운용 기술투자 공동 대표인 성 조의 프리젠테이션을 공유하고 글을 마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