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트 투자자가 워렌 버핏을 이기지 못하는 결정적인 이유
데이터의 퀄리티에 따라 모델링 출력의 퀄리티가 좌우된다
쉽게 설명하자면 학습된 데이터가 병신이면 모델링의 출력값도 병신이 된다는 뜻이다. 당신이 퀀트 투자를 시작 하려면 우선 학습 데이터 퀄리티와 모델링이 경쟁자 대비 차별성이 있어야 퀀트 투자가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겨우 수천만원 짜리 블룸버그 데이터를 입수한들 그 데이터를 이용하여 퀀트 투자 모델링을 만드는 기업은 세계적으로 모르긴 몰라도 수만곳이 넘을 것이다. 그들과 싸워 과연 데이터 우위를 가져오고 알고리즘에서 차별을 만들어 내어 투자 수익률 측면에서 아웃퍼폼할 수 있을 런지는 미지수다.
2022년 6월9일 조선일보 기사 “요즘 장에 15% 수익...퀀트 펀드가 돌아왔다”를 인용하자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지난 4월 말까지 미국 헤지펀드 가운데 퀀트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5.1%로, 전체 증시는 물론 같은 기간 전체 헤지펀드 평균 수익률 -1.9%를 크게 앞질렀다. 헤지펀드의 퀀트 전략을 복제한 DBMF ETF도 올 들어 23% 올랐다.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국내 퀀트펀드 10개의 평균 수익률은 -10.24%다.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10.96%)과 비슷하고, 해외 주식형 펀드 수익률(-16.99%)보다 약간 나은 정도다.
필자가 보기엔 연평균 15%가 넘는 수익률은 정말 퀀트 투자를 잘하는 곳이다. 대부분의 퀀트 투자 수익률은 그리 만족스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반적인 개인 투자자라면 그냥 S&P500 지수에 투자하는 수수료가 저렴한 ETF에 투자해도 안정적인 수익률은 나온다.(대략 S&P500의 (2014년-2023년) 10년간 연평균 수익률이 13.12%다) 결국 시장 지수와도 별반 차이가 없는 상황에서 과연 개인 투자자들이 퀀트 투자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런지는 미지수다. 적어도 연평균 60% 이상의 수익을 퀀트를 통해 10년 이상 지속할 수 있는 장기적 성과가 아니라면 그냥 S&P500에 투자하는 것이 더 현명해 보인다. 겨우 누구나 살수 있는 블룸버그 터미널 데이터를 가지고 모델링을 한들 과연 세계적인 퀀트 기업들과 경쟁이 되겠나? 그리고 시장을 압도할 수 있는 수익률을 만들어 낼 수 있겠는가? 현재 서학개미들의 눈높이가 높아져 연 평균 10%가지고는 그들의 기준을 충족 시켜 주기에는 힘들어 보인다고 생각한다.
결정적으로 퀀트 투자는 무형적 자산의 가치 평가가 어렵다
퀀트 투자자들은 워렌버핏 처럼 비즈니스를 보는 통찰력이 없다. 그들은 금융 및 재무 숫자에 의해 훈련된 사람들이고 버핏은 숫자에 보이지 않는 통찰력을 통해 장기적 경쟁적 우위를(durable competitive advantage) 발견하여 투자를 하곤 한다. 단순히 금융 데이터들인 PER, EPS, PBR 및 거시경제 데이터셋만을 보고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만약 워렌버핏이 퀀트 투자를 했다면 재무적 성과가 엉망였던 가이코의 성장성을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다. 버핏은 재무 숫자도 보지만 숫자 넘어의 정성적 데이터를 볼 수 있는 혜안을 가진 사람이다. 기존의 금융 기반인 퀀트 데이터를 가지고 제품과 디자인의 가치 그리고 기술이 만들어낼 경제적 해자를 측정할 수 있을까? 백날 블룸버그 터미널 데이터 가져다가 백테스팅을 돌린들 그 데이터 속에는 기업이 가지고 있는 무형자산인 디자인, 브랜드 그리고 기술의 가치를 보여줄 데이터는 블룸버그 서버에 없기 때문이다. 기업의 제품과 디자인의 가치라는 정성적 가치를 보는 눈이 없다면 좋은 투자를 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을 한다. 이것이 퀀트 투자자들이 장기적 경쟁에서 버핏을 이길 수 없는 이유다. 언제나 그렇듯 진정한 가치는 보이는 것에서 부터 오는 것이 아닌 보이지 않는 가치에서 온다. 보이는 건 누구나 소유할 수 있지만 보이지 않는 건 누구나 소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