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에 청바지와 곡갱이만 팔아 돈을 벌겠다는 전략이 위험한 이유
미국 캘리포니아 금광을 캐기 위해 러쉬를 했던 그 시절 가장 많이 돈을 벌었던 사람은 단연코 광부들의 청바지와 곡갱이를 팔았던 회사가 돈을 제일 많이 벌었다는 일화가 있다. 과연 이러한 로직이 인공지능 산업에도 그대로 적용이 될까?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아니다 라고 말하고 싶다. 우선 인공지능 인프라의 청바지와 곡갱이에 해당하는 것은 바로 반도체,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파운드리 및 후공정 패키지 기술 그리고 전력시스템 솔루션이 여기에 해당 될 것이다.
첫째, 반도체 및 데이터 센터는 청바지같은 소모품이 아니다
청바지와 반도체 및 데이터 센터의 차이점은 청바지는 광부가 일을 하면 할 수록 천이 달아 없어져 소모품의 역할을 하지만 반도체를 이용한 데이터 센터는 한번 인프라에 투자를 하면 교체 주기가 빠르게 오지 않는 다는 점이다. 어차피 데이터 센터는 가상화 기술을 이용하여 하나의 물리적인 컴퓨팅 리소스를 여러개로 나눌 수 있다. 이런 특징을 보자면 정말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인공지능 반도체가 나오지 않는 이상 이전 버전의 엔비디아 칩을 사용해도 충분히 인공지능 서비스를 운영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즉 데이터센터의 인프라 교체 주기는 청바지의 교체 주기보다 길다. 청바지를 팔아 돈을 벌듯 반도체를 팔아 돈을 벌려면 반도체에 대한 교체 주기가 짧아야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지금이야 시장 초기 투자 시점이기에 높은 수요가 몰리고 있지만 어느 정도의 데이터 센터의 인프라 투자가 정점을 찍으면 HBM 메모리에 대한 수요는 꺾일 수 있다. 데이터 센터의 전력 시스템 솔루션 같은 경우 일회성 투자와 설비 투자로 끝나는 비즈니스다. 전력 에너지원을 24시간 공급하여 에너지 사용량에 따라 돈을 버는 비즈니스가 아닌 단순 전력 시스템 솔루션만 판매하는 비즈니스는 기대만큼의 수익은 거두기 힘들다. 단순히 인공지능 시대에 청바지와 곡갱이 같은 역할을 하는 반도체와 전력 시스템 솔루션을 패키지로 팔겠다는 전략이 먹히지 않는 첫번째 이유다.
둘째, 인공지능 수요가 예측되지 않은 설비 투자는 곧 비용이 될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금광을 캐던 시절에 비해 과연 인공지능 산업이 황금알을 낳는 산업인지는 여전히 불확실한 점이 너무 많다. 우선 킬러앱 부재로 수익모델을 충분히 만들고 있는 서비스가 없다는 점이다. 단순히 인공지능 산업에 열광하여 무리하게 반도체 생산시설에 투자를 했다가 만약 인공지능의 수요 감소가 온다면 당신이 투자한 생산 시설과 설비 투자들은 자산이 아니라 비용으로 전환될 것이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유능한 경영자라면 수요가 감소하더라도 미래에도 설비투자가 감가상각비를 이길 수익을 만들어 낼 기업 자산인지를 깊게 고민해야한다고 본다. 그렇지 않고 인공지능 수요 예측에 실패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반도체 설비 투자를 하다보면 제조업 기반의 비즈니스들은 그 설비투자가 자산이 아니 비용으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약에 인공지능 수요가 예상만큼 나오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비즈니스적으로 유연한 설비 투자를 해야 살아 남을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금은 높은 수요와 독점이라는 성공 방정식을 가졌다.
청바지와 곡갱이를 파는 비즈니스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금에 대한 미친 수요와 독점였다. 금을 캐기만 하면 가격은 부르는게 될 것이고 초기 금의 공급이 부족했을 때는 그 가격이 치솟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인공지능 초거대 언어 모델을 개발한다하여 과연 부르는게 가격이 될 수 있는 비즈니스 인지는 물음표다. 우선 chatGPT의 서비스를 보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이런 타입의 비즈니스가 과연 부르는게 가격이 될 수 있을려면 미친듯한 수요와 기술의 독점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과연 인공지능 기술이 독점적 지위를 갖는 기술인지는 물음표다. 그런 진입장벽이 높은 기술였다면 LLM을 개발하겠다는 기업들이 openAI외에는 나올 수 없어야 정상이지만 전세계적으로 많은 LLM 기업들과 오픈소스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만 봐도 독점적 지위를 가지는 기술은 아니라 본다. 이것이 AI시대에 청바지와 곡갱이만 팔아 돈을 벌겠다는 전략이 굉장히 위험한 전략이 될 수 있는 세번째 이유다.
이 글을 읽어 보시면 필자는 한국 인공지능 관련된 기업에 투자를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유는 하나다.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 기업이 한국에는 단한곳도 없다. 삼성과 sk하이닉스가 있지 아니한가라고 질문한다면? 이들 기업은 가격 결정권이 없다. 즉 독점적 지위를 가진 기업들이 아닌 엔비디아가 만들어 놓은 풀 안에서 수요에 따라 삼성,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서로 납품단가 하락 경쟁을 엔비디아가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기술을 보지말고 그 기업이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포지션을 잘보면 그 기업이 막대한 이익을 거둘 수 있는지가 보인다. 이것이 필자가 한국의 인공지능 관련 기업에 어디에도 투자하고 있지 않는 이유다.
마지막으로 당신이 기술에 미쳐있는 기술자가 아니고 기업가라면 절대적으로 거시경제를 볼 것을 조언드린다. 기술에만 미쳐 가지고는 절대적으로 성공하는 기업을 만들 수 없다. 위대한 기업은 기술이 아닌 시장이 만들기 때문이다.
엔비디아와 TSMC는 투자로서 좋게 보지만 가격 결정권이 없는 삼성과 SK 하이닉스는 투자 자산으로 좋게 보지 않는다. 엔비디아와 TSMC 대 삼성과 SK 하이닉스를 비교해보면 한쪽은 가격 결정권이 있고 다른 쪽은 없다. 이것이 투자와 비즈니스에서는 큰 차이를 만든다. 이것이 엔비디아와 TSMC를 더 좋게 보는 이유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여전히 지정학적인 긴장감과 거시경제의 리스크가 가져올 파도는 투자자로서 관리 해야한다고 본다.